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양점원입니다.
어제인 7/7은 소서(小暑)였는데요. 이십사절기 중 열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라고 합니다. 특히나 올 6월은 역대 최고 더위를 기록한 지난해를 꺾고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고요. 말 그대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 뜨거운 여름을 구독자님은 어떤 방법으로 지나고 계신가요?
지금 잡화점 점원들은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고 시원한 여름을 위한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바로 대니 구 바이올린 리사이틀 <SUMMER> 공연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이번에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꾸미는 데 사용할 수 있는 png 파일(feat. 대니 구 <SUMMER> 한정판)을 공유하기도 했으니 다운로드하셔서 SNS를 푸르게 꾸며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집 밖을 세 걸음만 걸어도 땀이 흘러내리는 계절이지만 만개한 능소화, 하늘을 메우는 푸른 구름 등 여름만의 아름다움을 한껏 만끽하시기를 바라며, 오늘 잡화점의 문을 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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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전주의의 선구자로 활약한 독특한 작곡가 에릭 사티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그의 미공개 작품 27곡이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이는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잠들어 있던 에릭 사티의 필사 노트와 미공개 문서들을 수년간 정밀 분석한 덕분에 발굴되었는데요. 최근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의 디지털 앨범으로도 발매되었답니다. 오늘은 우리 시대 가장 특이한 음악가, 에릭 사티의 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파헤쳐 볼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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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에릭 사티의 하루
공연장 옆 잡화점 108호를 통해 그의 범상치 않은 음식 취향을 소개한 적이 있었죠. 하얀 음식에 집착하는 특이한 식성은 사실, 그의 괴짜 인생에서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합니다. 사티의 인생은 유년 시절부터 파란만장했는데요. 13세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지만 교수들과의 갈등과 ‘재능 없음’, ‘음악원에서 가장 게으른 학생’이라는 평가 속에 퇴학, 군대에서는 고의적으로 기관지염에 걸려 전역을 빙자한 탈영을 했다고도 전해집니다. 24세에는 신비주의 종교단체인 ‘장미 십자단’의 전속 작곡가로 활동하다가 탈퇴, 이후 자신이 만든 1인 교단의 교주가 되기도 했습니다. 기묘한 생활 습관도 끊이지 않았는데요. 늘 같은 회색 벨벳 수트를 입고 외출했으며 “나는 항상 단정해야 한다"라는 신념과 다르게 정작 방은 먼지투성이였다고 해요. 늘 우산을 구비하고 다녔지만 우산이 비에 젖을까 봐 코트 속에 고이 넣은 채 오는 비를 그대로 맞고 다니기까지..이쯤 되면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같지 않나요?🤔
🎨 에릭 사티의 유일한 연인, 화가 수잔 발라동
에릭 사티는 평생 자신을 ‘가난뱅이 씨’라고 자칭할 만큼 가난하고 쓸쓸한 생을 살았습니다. 단 한 번의 연애 이후 평생 독신의 삶을 유지했다고 알려져 있죠. 그 짧지만 강렬한 사랑의 주인공은 모델이자 화가였던 수잔 발라동입니다. 빌라동은 르누아르, 드가 등 당대 파리 주요 화가들의 뮤즈이기도 했습니다. 르누아르의 대표 작품 ‘부지발의 무도회’의 춤추는 여인이 바로 그녀이죠. 발라동에게 첫 눈에 반한 사티는 단 한번의 만남으로 그녀에게 초고속 청혼을 했고, 비록 청혼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사랑을 이어갔습니다. 5개월의 짧은 연애 동안 사티는 그녀에게 강한 집착을 보였고 스스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Danses Gothiques (고딕풍의 춤곡)’이라는 작품을 썼다고 해요. 차분하지만 어딘가 슬픈 피아노 선율이 그 당시 사티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네요. 그의 지독한 사랑은 또 다른 곡에서도 드러나는데요. 바로 에릭 사티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Je te veux (나는 당신을 원해)’랍니다. 제목에서부터 사티의 진심이 느껴지는 것 같죠?
🎶 음악을 가구처럼🚪🪑, BGM의 창시자 에릭 사티
에릭 사티는 음악이 공간을 채우는 일상적인 배경, 소음의 일부가 되길 바랐습니다. “가구처럼 음악도 방 안에 놓을 수 있다”라고 하며 ‘가구음악’이라는 새로운 개념, 즉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BGM의 시초를 만들어냈죠. 가장 대표적인 곡은 침대 광고 BGM으로 익숙한 ‘3개의 짐노페디’입니다. 1920년 파리에서 열린 첫 ‘가구음악’ 공연은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는 관객들에게 음악에 집중하지 말고 일상적인 행동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당시 사람들은 음악을 감상과 집중의 대상으로만 여겼기에 사티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고 이에 사티에게 “제발 말 좀 해요! 움직여요! 음악 듣지 마세요!”라고 혼쭐이 난 웃픈 일화도 있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늘날의 음악은 사티가 원했던 모습 그대로라는 것이에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둥점원도 ‘가구음악’처럼 흐르는 에릭 사티의 음악을 듣고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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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늙은 세상에 너무 젊어서 왔다” -에릭 사티
당대를 풍미한 음악을 거부하고 다양하고 혁신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았던 음악가 에릭 사티. 그는 누구보다 분명하게 시대를 앞서간 예언자이기도 했습니다. 가구처럼 머무는 음악이 필요할 때, 구독자님의 오늘 ‘가구음악’은 에릭 사티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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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nn번, 전국으로 투어를 떠나는 점원들! 덕분에 지도 어플에는 저장해놓은 전국팔도 맛집이 가득합니다. 한 번에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이 방대한데요. 오늘은 무더워지는 여름, 입맛을 돋워줄 잡화점 선정 경상도 맛집을 구독자님께 공유합니다. 경상도로 휴가를 계획 중이시라면 이 음식들은 어떠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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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은해갈치(갈치구이), 수민이네(조개구이)
광안리의 은해갈치는 크고 두툼한 제주 갈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에요. 일반·특대·왕특대(사전 예약 필수)까지 사이즈가 다양한 만큼 비주얼부터 남다릅니다. 왕 큰 갈치구이, 조림, 찌개는 물론 간간한 반찬도 모두 맛있어요. 청사포에 있는 수민이네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조개구이 맛집일텐데요. 정명훈 실내악(2022) 멤버, 발트 앙상블 단원들 모두 반한 이곳은 신선한 조개를 야채, 버터가 있는 용기에 넣어 조개찜같이 끓여 먹는 방식이 특징입니다. 새벽 5시까지 운영하는 만큼 공연 끝나고도 방문하기 좋다는 사실!
[대구] 극동구이(양지·오드레기)
대구에서 막창보다 다른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 주목! 대구 현지인인 유키 구라모토 콰르텟 멤버가 추천한 ‘오드레기’ 로컬 맛집입니다. 아마 이름 자체를 처음 들어본 구독자님도 계실 것 같아요. 보통 양지와 함께 구워 먹는 오드레기는 소의 혈관 부위로, 오독오독 씹히는 독특한 식감으로 별칭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고소한 양지·오드레기와 더불어 뭉티기까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 생고기는 품절될 수 있으니 전화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
[김해] 다랑부산면옥(밀면)
극장 담당자분께 추천받은 다랑부산면옥은 김해문화의전당 바로 앞에 있는 밀면집입니다. 여름이면 웨이팅이 생기기도 하지만, 한 번 맛보면 기다림이 아깝지 않죠. 특히 추천하는 메뉴는 다랑 밀면으로, 일반 밀면과는 달리 가다랑어포로 맛을 내 감칠맛 가득한 육수가 특징입니다. 우동을 떠올리게 하는 쑥갓, 유부 고명과 쫄깃한 면발 또한 일품!
[거제] 청아촌(청국장), 풍덩(수제순대·순댓국)
거제에서 한 달살이한 스태프가 추천한 두 곳. 집밥 같은 메뉴가 가득한 청아촌은 아침 7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운영되는데요. 그중 비빔밥과 함께 먹는 녹진한 청국장 조합이 단연 으뜸입니다. 후식으로 주는 요구르트에선 소박한 정이 느껴지죠. 한편, 풍덩은 수제 순대와 순댓국을 맛보기 위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입니다. 비빔막국수도 별미인데요. 점원들도 이 맛을 잊지 못해 이틀 연속으로 방문했다는 사실✌
[진주] 제일식당(육회비빔밥)
진주하면 육회비빔밥이죠. 진주 3대 육회비빔밥 맛집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제일식당은 무려 65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중앙시장에 자리한 이곳의 비빔밥은 촉촉한 밥 위에 데친 나물, 양념된 육회가 눈에 띄는데요. 함께 나오는 선짓국도 담백하고 깔끔해 비빔밥과 잘 어울립니다. 블루리본 스티커가 가득한 예스러운 외관은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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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언양불고기 맛집 울산 언양기와집불고기, 뭉티기와 육회비빔밥이 맛있는 경주 TMF한우식당, 고소한 커피와 푸르른 나무 뷰가 잘 어울리는 함안 식목일 카페까지. 점원들의 지도 어플엔 아직도 소개하지 못한 맛집들이 많은데요. '투어따라 맛따라'는 다음에 다른 도시로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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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년 만의 한국 리사이틀 투어를 마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독일의 오푸스 클래식(Opus Klassik)에서 ‘올해의 기악 연주자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푸스 클래식상은 독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클래식 음악상으로, 매년 30여개 부문에서 뛰어난 연주자와 음반을 선정해 그해의 ‘최고’를 기립니다. ‘에코 클래식(ECHO Klassik)’의 전통을 이어받아 독일 음악계와 음반 업계 전문가들이 심사하는 상으로, 전 세계 클래식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시상 중 하나로 꼽히죠. 특히 독일은 세계 최대 규모의 클래식 음반 시장을 가진 만큼, 이 상은 음악성과 영향력을 함께 인정받는 상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올해 수상자 중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외에도 2개 분야에서 수상한 스미노 하야토나 키릴 게르슈타인, 파질 세이 등 눈길을 끄는 음악가들이 많았는데요. 오늘은 그중 두 곡을 함께 들어보려 합니다. 새로운 무대와 음반으로 클래식의 깊이를 다시금 일깨워준 음악들에 잠시 귀 기울여 보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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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niel Blumberg - <The Brutalist>
대니엘 블럼버그의 영화 [브루탈리스트](2024)의 사운드트랙 앨범이 오푸스 클래식 2025에서 영화음악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브루털리스트는 전쟁의 상흔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이주한 건축가의 삶을 그린 영화로,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브루탈리즘’이라 불리는 거친 콘크리트 건축처럼 단단하면서도 불안한 인간의 내면을 음악으로 풀어냈죠. 재즈, 앰비언트, 실험음악 등이 뒤섞여 낯설고도 묘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잔향과 질감, 그 작은 소리의 틈새까지 귀 기울여보시면 더 재밌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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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ienne Renaudin Vary - Winter Gardens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나란히 올해의 기악 연주자상에 이름을 올린 프랑스의 트럼페터 루시엔느 르노댕 바리는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연주자입니다. 이번 신보 Winter Gardens에서 트럼펫과 오케스트라, 실내악이 함께 겨울 정원의 서정적인 풍경을 그려냈죠. 트럼펫이 이렇게 한 앨범의 중심이 되어 들려오는 일은 흔치 않아서 더 반갑게 느껴지는데요, 차분한 계절의 정취와 함께 섬세하고 부드러운 트럼펫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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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첫 예술의전당 데뷔 리사이틀 <SUMMER> 공연이 이번 주 7/11(금)에 드디어 열려요! 더운 여름, 긍정 아이콘 대니 구의 위트와 에너지를 받아가세요.
✔️ 제가 개인적으로 참 기다렸던 공연, 필리프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바흐 b단조 미사’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9/18)의 티켓이 오픈되었습니다. 클래식 애호가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무대! 대전(9/19), 인천(9/20)에서도 볼 수 있어요.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케빈 케너의 듀오 리사이틀이 9/24(수)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립니다. 이번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11월 미주투어를 앞두고 열리는 특별한 한국 공연인데요. 7월 중 티켓오픈 예정! Coming Soon!
✔️ 행복했던 음악 피크닉, 2024 크레디아 파크콘서트의 실황 영상이 credia 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고 있습니다. 야외 음악회와 어울리는 청량한 음악들, 하나씩 감상해 보세요.
✔️ 크크클TV의 프라이빗 콘서트 <Live from 크클클>의 2025년 주제는 ‘안부’입니다. 7월 주인공은 피리 부는 사나이, 한국 최고의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입니다. 파리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활약 중인 김한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크클클TV 회원으로 참여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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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옆 잡화점>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 양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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