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둥점원입니다.
20세기 지적인 피아니즘을 대표했던 위대한 거장 알프레드 브렌델이 6월 17일(현지 시간),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음악가들의 음악가’, ‘피아니스트들의 멘토’로 불렸던 그의 부고에 조성진, 폴 루이스, 브루스 리우, 이고르 레빗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이 깊은 추모를 전했습니다.
브렌델은 베토벤 피아노 전곡을 녹음한 최초의 피아니스트이자 베토벤 작품에 있어 누구보다도 깊은 사유를 더한 음악가였습니다. 그의 베토벤 피아노 전곡 녹음 음반은 1965년 프랑스 음악상인 ‘Grand Prix du Disque’를 수상하기도 했죠. 화려한 기교를 드러내기보다 작곡가의 의도에 귀 기울이며,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피아니스트였던 브렌델은 베를린 필하모닉의 한스 폰 뵐로 메달,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음악상, 에른스트 폰 지멘스 상 등을 수상했으며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예일대, 줄리어드 등 유수 대학의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브렌델은 2008년 빈 필하모닉 무대를 끝으로 연주 활동을 마무리한 뒤에도 에세이, 시, 희곡 등을 남기며 작가로서의 여정을 이어가며 끝까지 아티스트로서 많은 업적을 이뤘습니다.
“음악과 웃음은 이 세상에서 사랑 이외에 가장 유익한 것” -알프레드 브렌델
그가 남긴 이 말처럼, 많은 이들에게 음악과 웃음을 건넨 ‘사색의 피아니스트(the Thinking Pianist's Man)’를 추억하며, 오늘의 잡화점 문을 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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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라벨의 탄생 150주년일 뿐 아니라, 바흐의 탄생 340주년이기도 합니다. 서양 음악사에 위대한 작곡가들이 많지만, 아마도 서양음악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바흐의 대위법과 화성 등은 후대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죠. 그의 수많은 작품 중 가장 위대한 작품들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꼭 들어야 하는 필수 작품으로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골드베르크 변주곡, 무반주 첼로 모음곡, 마태수난곡, 그리고 b단조 미사를 꼽습니다. 오늘은 클래식 음악 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바흐의 ‘b단조 미사’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n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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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단조 미사 중 ‘Gloria: Cum Sancto Spiritu’
🕰️ 25년만에 완성한 역작
지난 121번째 편지에서 21년 만에 작곡된 교향곡을 소개한 적이 있죠. 바흐는 그의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인 b단조 미사를 1724년에 작곡하기 시작해 1749년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상투스(Sanctus)를 처음 작곡한 이후, 완성하는 데에 무려 25년이 걸린 셈이죠. 그의 자필 악보는 현재 베를린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어요.
👂 바흐는 들어본 적 없는 바흐 음악, 사실 작곡계의 백과사전
바흐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완성한 곡인 만큼, b단조 미사 전곡은 그의 생전에 단 한 번도 연주되지 않았다고 해요. 당시에는 라틴어 미사 전체를 연주하는 경우가 드물었을뿐더러, 약 2시간에 달하는 연주 시간을 보아 실연을 의도하여 만들어진 곡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어요. 오히려 작곡 기술을 총망라한 백과사전에 가깝다고 해요. 실제로 그가 평생 습득한 음악기법은 물론, 기존 칸타타 등을 패러디한 요소가 담겨 있죠! 그래서일까요? 현재까지 b단조 미사는 바흐의 음악성이 최고로 구현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 전곡 초연까지 걸린 시간, 100년
그렇다면 전곡은 언제 처음 연주되었을까요? b단조 미사는 1786년, 그의 아들인 C.P.E. 바흐가 크레도(Credo)를 초연한 후 한동안 잊혀졌는데요. 1829년, 멘델스존이 바흐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그의 음악이 본격적으로 재조명되기 시작했어요. 특히 b단조 미사 전곡은 1859년 게반트하우스에서 공식 초연이 펼쳐졌죠. 바흐 사후 한 세기가 지난, 100여 년 만이라는 사실! 다만 비공식적으로는 1812년, 베를린 성악학교에서 초연되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해요.
🤔 개신교(루터교) 신자였던 바흐가 왜 가톨릭 미사를?
바흐는 독실한 개신교(루터교) 신자였습니다. 이 때문에 그가 가톨릭 전례문(Missa tota)를 작곡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는데요. 1733년 작센 선제후가 죽자, 바흐는 새 군주에게 헌정할 키리에(Kyire)와 글로리아(Gloria)를 작곡했으며 ‘작센 궁정 작곡가’라는 직함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말년에 위 두 곡과 이미 발표한 칸타타, 모테트 등 기존 작품들을 새롭게 편곡하여 b단조 미사로 완성시켰죠. 처음 설명한 것처럼 25년만에 완성된 이유입니다!
💿 베스트 레코딩 추천
2011년 PHI 레이블에서 발매된 필리프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세 번째 b단조 미사 레코딩은 최고의 앨범으로 평가 받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앨범이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헤레베허는 이전 녹음을 모두 실패로 단정하고 이 앨범을 녹음했다고 하는데요. 헤레베허 스스로 일체감 넘치는 앙상블을 완성했다고 인정한 레코딩이라고 하니 한번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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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연주의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바흐 탄생 340주년을 맞이해 바흐의 ‘b단조 미사’로 내한합니다. b단조 미사는 헤레베허가 19년 만에 선보이는 프로그램이기에 더욱 놓칠 수 없는데요. 2006년 LG아트센터에서 양일간 열린 헤레베허의 b단조 미사는 전석 매진된 바 있죠. 한층 더 깊어진 헤레베헤의 b단조 미사, 곧 티켓 오픈 소식도 함께 들고 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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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더위가 점점 거세지는 요즘, 구독자님은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 혬점원은 이열치열이라고 해야 할지, 무더위만큼이나 열정이 가득한 음악이 생각나기도 하는데요. 이 계절과 딱 맞는 공연 <SUMMER>를 준비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를 만나봤습니다. 그 누구보다 뜨겁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대니와 나눈 이야기를 구독자님께 가장 먼저 전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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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n gyeorae_워너뮤직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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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장뿐만 아니라 TV나 유튜브 등 여러 매체를 통해서 대니를 만날 수 있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바빠도 건강은 잘 챙기시고 있는 거죠?
네! 요즘에 너무 감사하게도 다양하게 활동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요. 건강은 <나 혼자 산다>에 나왔던 루틴처럼 매일 아침 운동하며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요. 지금도 제가 런던에 와 있는데 여기서 되게 유명한 복싱 코치랑 복싱도 해봤고, 지금 아침 8시인데 30분 후에 여기서 새롭게 만난 친구랑 10km를 뛸 거예요. TV 활동으로는 가끔씩 나가고 있는 <나 혼자 산다>도 있고, 최근에는 <방판뮤직 : 어디든 가요>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전국 어디든 돌아다니면서 노래하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인데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도 너무 좋아서 재미있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공연들이 진짜 많아요. 며칠 전 도착한 런던에서의 데뷔 무대도 잘 마쳤고요, 계속 열심히, 다양하게 공연하고 있습니다!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 무대를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대니에게도 의미가 클 것 같은데, 공연을 앞둔 기분이 어떤지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이번 무대를 앞두고 "It’s not a big deal~ 별일 아니고 다른 공연이랑 비슷하다!" 이렇게 마인드 컨트롤하고 있어요. 그렇게 안 하면 벌써부터 너무 긴장이 되거든요. 그만큼 이 무대가 저한테 큰 의미가 있고, 10년, 20년, 30년 뒤 돌아보더라도 감사한 기억으로 남을 무대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공연 1부에서는 비발디와 피아졸라의 여름을 연주하는데요. 사실 피아졸라는 4월에 10번 정도 투어를 하며 연주했던 곡이고, 비발디의 사계는 너무 유명한 곡이기도 하고 런던 데뷔 무대에서도 연주한 곡이라 마음이 편안한 곡들이에요. 2부에서 연주하는 곡 중 이구데스만의 곡은 들리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긴 한데요, 엄청 멋있으면서도 재미있는 현대곡이라 좋을 것 같아서 골라봤어요. 엄청 설레이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으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 이번 예술의전당 리사이틀에 와주시는 관객분들이 놓치면 안 될 감상 포인트가 있다면?
놓치면 안 되는 포인트랄 건 없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그냥 편한 마음으로 오셨으면 좋겠어요.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모음곡은 그 스토리에 대해서 좀 알면 좋겠지만 익숙한 멜로디일 테고, 비발디의 곡도 워낙 유명한 작품이지만, 다른 곡들은 공연에 오셔서 처음 접하셔도 괜찮아요. 이번 무대는 다양한 색깔과 감정을 담고 있어서, 뭔가 하나의 포인트를 고른다기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오셔서 그날 느껴지는 감정에 집중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친구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씩 가져가서 소개하는 포트럭 파티처럼, 이번 공연도 다양한 개성과 온기를 지닌 곡들이 모인 자리예요. 편안한 마음으로 오셔서 각자만의 감정을 발견하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올해 여름도 무척 더울 것 같다고 하던데, 대니만의 여름 나는 비법이 있다면 무엇일지 공유해 주세요!
한국의 여름이 재미있는 건 도심 곳곳에서 길거리 축제나 플리마켓처럼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거예요. 그래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나가서 가볍게 걷거나 먹고, 구경하는 걸 좋아하고요. 또 제가 야장을 굉장히 좋아해서 친구들이랑 밥을 먹거나, 복싱과 러닝으로 체력도 꾸준히 챙기면서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고 있답니다.
그리고 당연히! 여름에 좋은 공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7월 1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제 공연에 와주실 수 있으면 너무 좋겠어요! <SUMMER>라고 공연 제목을 정한 이유가 여름의 다양한 얼굴들, 무덥고, 비 오고, 갑자기 천둥 치고, 또 가끔은 몽롱하고 나른하기도 한 그런 감정들을 음악으로 풀어냈기 때문인데요. 이열치열, 되게 재밌게 여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공연장에서 뵐게요!
☀️ 다재다능 팔방미인 대니,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우선 내년이 제가 한국 무대에 데뷔한 지 10년이 되는 해에요. 저한테 큰 의미가 있는 해라, 10주년을 기념한 투어도 준비하고 있고요. 요즘은 클래식뿐 아니라 방송, 재즈, 작곡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제 스펙트럼을 차근차근 넓혀가고 있어요. 그렇게 하나씩 쌓아가면서 저만이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올해는 처음으로 노래 음반도 냈는데, 그 과정이 어렵지만 또 너무 재미있어서 앞으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싱글도 작업해 보고 싶고,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버킷리스트인 명동성당에서 연주, 전 세계 무대에서 연주를 이어 나가야죠. 지금처럼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면서 계속해서 열심히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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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은 여름에 주로 어떤 노래를 들으시나요? 다가오는 대니 구 <SUMMER> 리사이틀 프로그램에도 포함되어 있는 비발디, 피아졸라의 ‘여름’처럼 계절에 어울리는 클래식 곡을 들으시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오늘 잡화점에서는 여름에 딱 어울리는 일본 노래, 제이팝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한국이 아이돌 강국이라면, 일본은 밴드 강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홍대 공연장과 비슷한 개념의 일본 ‘라이브 하우스’는, 도쿄의 시모키타자와, 신주쿠 등을 포함해 전국에 분포되어 있죠. 일본은 라이브 하우스를 방문하는 문화가 발달해있어, 많은 사람들이 라이브 하우스에서 공연을 즐기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밴드들이 몸집을 키우고 성장하게 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제이팝이 인기를 얻으며 라이브 하우스에 방문하는 한국인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니, 제이팝의 인기가 새삼 실감 나네요🫢
오늘은 계절에 맞추어 여름, 그리고 청춘을 담아내는 두 밴드, Mrs. Green Apple과 Penthouse의 노래를 소개해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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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rs. GREEN APPLE - 青と夏(푸름과 여름)
누군가 ‘여름’이라는 계절을 설명해 보라고 한다면, 저는 이 노래를 틀겠습니다🏄🏻♀️ 제목부터 ‘푸름과 여름’인 이 곡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청춘의 여름을 그려낸 곡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밴드 Mrs. Green Apple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rs. Green Apple은 2024년 빌보드 재팬 차트에서 재팬 아티스트 Top1으로 선정되었을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밴드죠. 곡을 자세히 들어보면 여름을 상징하는 소리인 매미 소리와 후우링(처마 밑에 다는 일본의 작은 종) 소리가 들리니, 귀를 기울여 들어보시는 걸 추천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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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nthouse - 我愛你 (워 아이 니)
도입부만 들어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이 곡은, 도쿄대학교 음악동아리에서 만난 6명이 만든 밴드 Penthouse의 ‘我愛你’(워 아이 니) 입니다. 이 밴드에는 구독자님이 이미 알고 계실 수도 있는 인물(!)이 멤버로 활동 중인데요. 바로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입니다. 비전공자 출신으로 2021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3라운드까지 진출해 화제를 모은 그는 클래식 피아니스트, 밴드 Penthouse의 키보디스트, 구독자 148만 명을 보유한 음악 유튜버까지 총 세 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갓생러’죠🔥 그의 현란한 키보드 선율이 담긴 이 노래는, 리드미컬한 밴드 사운드에 청량한 보컬이 곁들여져 단숨에 귀를 사로잡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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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음악의 거장🎵 9월 18일(목)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필리프 헤레베허 &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티켓이 곧 오픈됩니다. 탄생 340주년을 맞이한 바흐의 가장 위대한 작품 ‘b단조 미사’. 고음악의 정수를 연주하는 이들의 무대를 놓치지 마세요.
✔️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투어는 7월에도 계속됩니다! 고양(7/1), 대전(7/2), 천안(7/6)에서 조성진이 선사하는 섬세한 피아니즘을 만끽해 보세요.🎹
✔️ 처음 본 순간 나는 빠져 버렸어~💕 <블링블링 캐치! 티니핑 심포니>가 8월 3일(일), 8월 10일(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집니다. 최초로 선보이는 오케스트라 라이브부터 ‘캐치! 티니핑’ 전 시즌 OST까지! 티니핑과 함께하는 환상적인 음악회에 놀러오세요.
✔️ 테너 존노의 꿈같은 무대🥰 6월 28일, 꿈빛극장에서 깊은 울림과 그리움을 담은 존노의 가곡 리사이틀이 펼쳐집니다. 베토벤, 슈베르트, 슈트라우스의 명작부터 윤학준, 이수인, 이원주 등 한국가곡까지! 존노와 조영훈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무대에 함께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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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옆 잡화점>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 양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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