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양점원입니다.
혹시 동네, 거리마다 ‘퍼스널 컬러’인 계절이 있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잡화점의 본진인 크레디아가 위치한 동네, 서촌의 퍼스널컬러는 가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곳곳에 위치한 한옥과 노랗게 물드는 단풍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기 때문이에요.
때마침 지난주, 서촌의 매력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인 서촌 브랜드위크가 진행되기도 했는데요. 행사의 메인 리셉션이 크레디아클래식클럽 1층 라운지에 위치한 덕에, 점원들도 가을 서촌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답니다.
순식간에 지나갈 소중한 계절, 가을을 눈에 가득 담아 가시기를 바라며 134번째 잡화점의 문을 활짝 열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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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을 내린 제 19회 쇼팽 콩쿠르
제19회 쇼팽 국제 콩쿠르가 한국 시각으로 지난 10월 21일 오전 막을 내렸습니다. 우승은 미국의 피아니스트 에릭 루, 2위는 캐나다의 케빈 첸, 3위는 왕즈통이 차지했습니다. 에릭 루는 2015년 제17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도전해, 쇼팽 콩쿠르 재도전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연주자가 되었죠. 그리고 결선 무대에서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며, 당 타이 손 이후로 결선에서 이 곡으로 우승한 두 번째 피아니스트이자 보다 대중적인 스타인웨이 피아노 대신 파치올리 피아노로 경연하고 우승한 두 번째 피아니스트가 되었습니다. 콩쿠르 기간 내내 그는 “밥을 잘 먹지도, 웃지도 못했다”고 할 만큼 정신적인 압박이 심했다고 고백했는데요. 두려움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한 에릭 루를 비롯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수상자들의 앞으로의 연주가 더욱 기대됩니다.
💿 올해 그라모폰의 선택을 받은 연주자는?!
클래식 음반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2025 그라모폰 어워드 수상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1977년 시작된 이 상은 해마다 가장 뛰어난 클래식 음반과 음악가들을 선정해오고 있죠. 올해는 특히 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이 ‘올해의 아티스트’를 두 번째로 수상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두에냐스가 ‘올해의 신인’과 ‘기악 부문’을 동시에 수상하며 클래식의 다음 세대를 이끌 이름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올해의 결과는 단순히 '누가 상을 받았는가'를 넘어, 우리가 앞으로 주목해야 할 클래식 음악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 쇼팽 콩쿠르에 이어 파가니니 콩쿠르도 아시안 열풍
이번 쇼팽 콩쿠르의 대부분 수상자가 아시아계 출신이었는데요. 지난 주말(10/26) 폐막한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도 아시안 열풍은 계속됐습니다. 1위 장아오제(중국), 2위 리노 요시모토(일본), 3위 김현서(한국)로 한중일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했죠. 그중 김현서는 15세로 역대 최연소 참가자이기도 합니다. 양인모가 2015년 이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도 있고요. 캐나다 칼럼니스트 ‘리즈 파커’는 아시아인의 활약에 대해 가족문화, 사회적 가치관(근면, 인내심, 훈련 중심)을 원인으로 분석하며 아시아의 클래식 음악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구독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성진 기념 메달 출시
한국조폐공사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 10주년을 기념하는 메달을 출시합니다. 금과 은 두 종류로 제작되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생일에서 착안해 금메달은 528개, 우승일을 기념해 은메달은 1021개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수익금 전액은 조성진과 한국조폐공사의 이름으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공공진료센터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연주자가 걸어온 음악의 여정이 사회와 나눔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 아인슈타인의 첫 바이올린 ‘리나’의 낙찰가는 16억?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첫 바이올린이 경매에서 86만 파운드(한화 약 16억)에 낙찰되었습니다. 1894년 안톤 준터러가 제작한 바이올린으로, 아인슈타인은 이 바이올린을 청년 시절 내내 연주했다고 합니다.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했던 아인슈타인은 5살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모차르트와 바흐의 곡을 즐겨 연주했는데요. 그의 말을 보면 그의 삶에서 음악은 과학만큼, 아니 어쩌면 더 큰 의미를 지녔던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은 음악으로부터 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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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르는 공연이 있습니다. 바로 올해 9월을 함께 한 <정경화 & 케빈케너 듀오 리사이틀>인데요. 두 거장의 뜨거웠던 여정, 그 비하인드를 공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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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 또 연습, 24시간이 모자란 갓생러 거장들의 하루
투어는 9월 13일에 시작됐지만, 이들의 시간은 케빈 케너가 한국에 도착한 9월 2일부터 이미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입국 당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주말 포함) 합주와 개인 연습이 이어졌고, 케빈 케너는 미국에 있는 학생들의 시차에 맞추기 위해 꼭두새벽에 화상 레슨을 하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투어가 시작된 후에도 연습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매 공연 3시간을 꽉꽉 채운 리허설은 물론, 공연이 없는 날에도 연습 일정만이 가득했죠.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점원들은 두 거장의 연습량에 매 순간 감탄을 금치 못했고, 왠지 모르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답니다😂
🎹 호기심 가득한 비건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의 첫인상은 캐리어 세 개를 끌고 오던 모습이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짐에 당황한 저에게 "어떤 계절에 맞춰야 할지 몰라서 옷이 많아졌다"라며 환히 웃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함께 차로 이동할 때는 신박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플루트를 전공한 점원의 과거를 듣고 시작된 ‘플루트의 기원과 유래’ 강의부터 창밖 한글 간판들의 의미, 아시아 음식 소스의 차이, 삼각김밥 재료의 미묘한 맛 비교 등등 ‘호기심 대마왕’인 그와의 대화는 지루할 틈이 없었죠. 이뿐만 아니라 세숫대야와 고무장갑으로 손을 따뜻하게 데우는 공연 전 루틴 이야기, 비건인 그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의 최애 식당(소이로움, 니르바나) 이야기까지! 이동 중 차 안은 늘 다채로운 주제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이번 공연의 마지막 투어지였던 통영으로 향하던 날, 휴게소에서 정경화 선생님을 우연히 만났을 때도 막간을 이용해 휴게소에 관련된 담소를 나누던 모습이 생생하네요.
🎻 매 순간 빛나던 거장의 품격
“선생님의 음악을 들어서 행복해요, 평생 듣고 싶어요!” 공연 후,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린 관객의 들뜬 고백에 정경화 선생님은 “음악 속에 살고 있는 저는 얼마나 행복하겠어요”라 답하며 관객의 등을 토닥였습니다. 바이올린 케이스를 멘 학생들에게는 꼭 이름을 물으며 격려의 포옹을 잊지 않았죠. 9월 21일 고양 공연은 선생님에게 더 특별했을 것 같습니다. 황무지였던 고양에 수리시설과 관개사업을 일으킨 독립운동가 이가순 선생이 그녀의 외할아버지이기 때문이죠. “외할아버지 덕분에 고양에 오면 항상 감회가 새롭고, 따뜻한 기분이 들어요.”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잊히지 않는 것은, 땀으로 흠뻑 젖은 정경화 선생님의 무대의상입니다. 무대 위를 수놓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관객을 향한 진심이 고스란히 스며든 축축한 의상은 공연기획자로서 큰 영감이 되었답니다. 빠른 시일 내로 두 거장의 무대에 또 함께 할 수 있길 바라며, 그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미주투어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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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보셨나요? 현재 해외 세계적인 영화제를 휩쓸고 있다고 하죠. 영화를 보다 제 눈길을 끈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딸, 리원이 그림악보를 보며 첼로를 연주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알록달록한 색과 점으로 표현된 그림 악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연주하는 첼리스트 이정현의 실제 악보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요.
오늘의 BGM은 그림 악보만큼이나 독특하게 기보되어 있는 특별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합니다. 청각과 시각을 모두 자극하는 음악들을 한번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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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크럼 - 마크로코스모스 중 ‘나선 은하’
직선으로 뻗은 오선지 대신 소용돌이 모양으로 휘어진 악보.🌀 악보 자체가 또 다른 예술로 평가받는 ‘나선 은하’는 대우주를 뜻하는 <마크로코스모스> 1권의 12번째 곡입니다. 나선형의 악보는 바깥쪽부터 시작해 점차 안으로 연주되죠. 악보 첫 마디에는 ‘광활하고 고독하며 영원하게’라는 지시어가 적혀있는데요. 피아노의 현을 긁으며 시작되는 음악은 신비로운 우주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소리가 어떻게 회전하는지 귀로 느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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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케이지 - 아리아
해석에 따라 다른 음악이 탄생하는 악보도 있습니다. 음표가 없는 이 악보는 하나의 미술 작품 같기도, 언뜻 보면 즉흥적인 낙서 같기도 한데요. 바로 현대음악의 거장 존 케이지의 작품입니다. 음표 대신 악보를 채우는 선은 다양한 음악적 소리를, 색은 목소리의 성격을 나타내며, 각 페이지는 30초 분량을 의미하지만 연주자가 속도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고 해요. 또한 원래는 한 명이 노래하는 곡이지만, 존 케이지의 다른 곡과 함께 연주해도 된다고 하죠. 난해하게 들리는 이 음악, 알고 들으니 조금은 재밌게 느껴지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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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김광진의 대표곡들을 만나볼 수 있는 <김광진 겨울 콘서트 The Treasure>(12/26)의 티켓이 오픈되었습니다. ‘마법의 성’부터 ‘편지’, ‘여우야’, ‘동경소녀’ 등 주옥같은 명곡들이 함께하는 무대가 될 예정입니다. 누구보다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선사해줄 대니 구의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집, <대니 구 크리스마스 콘서트 HOME> (12/24) 티켓도 오픈되었으니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 커튼콜이 끝나도, 오래도록 여운을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신 분이라면 이 렉처에 주목해 보셔도 좋아요. 음악 칼럼니스트이자 클럽발코니 매거진 편집장인 신예슬과 함께 클래식 음악을 듣고, 배우고, 기록해보는 시간! 11월 15일, 16일 양일간 ‘Balcony-Log’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 목요일을 수놓는 아름다운 선율🎻 첼리스트 문태국이 10월 30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연주합니다. 깊어지는 가을, 문태국이 연주하는 바흐의 정수를 직접 느껴보세요!
✔️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콘서트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의 게스트는 누구?😶 그 주인공은 바로 어린 시절부터 독보적인 재능을 보이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인데요. 지금 카드뉴스를 통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 디토 오케스트라가 오는 11월 2일, 베토벤의 음악으로 강동아트센터에 찾아옵니다. 광주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이병욱,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과 함께하는 <디토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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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옆 잡화점>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 양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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