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묘점원입니다.
영국 킹스 컬리지 교회에서는 매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킹스 컬리지 합창단이 참여하는 ‘아홉가지 말씀과 캐럴 축제(A Festival of Nine Lessons and Carols)’가 열립니다. 1918년 1차 세계대전 시기에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매년 열리고 있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음악예배인데요. 지금은 BBC를 통해 방송되어 전 세계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예배의 특별한 점은 최고의 캐럴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죠. 성탄 밤에 어울리는 ‘옛날 임금 다윗 성에(Once in Royal David's City)’뿐 아니라 매년 새롭게 발표하는 캐럴 곡을 들을 수 있다고 해요.
구독자님은 좋아하는 캐럴이 있으신가요? 전 경건한 캐럴도 좋지만, 캐럴의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는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를 참 좋아합니다. 어빙 벌린이 작곡한 이 곡도 2차 세계대전 때 작곡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었다죠.
오늘 구독자님에게 보내는 2024년의 마지막 편지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가사와 함께 부칩니다.
구독자님의 날들이 기쁘고 밝기를
그리고 구독자님의 모든 크리스마스가 화이트 크리스마스이기를
새해에 다시 편지할게요.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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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연말을 맞이하여 내년에 이루고 싶은 목표와 계획을 세우셨나요? 12월은 저희 잡화점을 포함한 기획사들 또한 한 해를 잘 마무리함과 동시에 2025년의 공연 라인업을 발표하며 내년을 준비하는 시기인데요. 잡화점에서 선보일 공연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는 1월 초에 들고 오도록 하고, 오늘은 전 세계 유명한 공연장에서 2025 시즌에 선보일 공연들을 훑어보며 어떤 연주자들과 공연이 주목받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잡화점 #세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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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네기홀
카네기홀은 아마도 전 세계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콘서트홀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매년 공개되는 라인업 중 Distinctive Debuts와 Great Artists, Keyboard Virtuosos 파트를 특히 유심히 지켜보는데요. 이번 시즌에는 조성진, 다닐 트리포노프, 안네 소피 무터 & 램버트 오키스의 공연부터 키신 & 프렌즈(예프게니 키신, 기돈 크레머, 고티에 카퓌송, 막심 리자노프), 임윤찬 & 런던 심포니 & 안토니오 파파노의 공연을 포함해 다양한 장르, 연주자들의 공연이 3개의 공연장에서 올라갈 예정입니다.
🇩🇪 베를린 필하모니
베를린 필하모니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주 공연장이자 베를린 도이치 교향악단 등 베를린에 소재를 두고 있는 여러 단체의 주요 공연장이에요. 그래서 이번 시즌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주 아티스트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와, 상주 작곡가로 선정된 볼프강 림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죠. 이외에도 라하브 샤니, 파보 예르비, 바렌보임, 시몬 영, 안드리스 넬손스, 다니엘 하딩, 마린 알솝, 주빈 메타, 존 윌리엄스, 구스타보 두다멜 등이 베를린 필의 지휘봉을 잡아 이곳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 무지크페라인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콘서트홀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주 공연장으로 유명하죠. 특히 황금홀에서 매년 1월 1일 열리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는 오스트리아를 넘어서 전 세계에 있는 클래식 팬들에게 한 해가 시작됨을 알리는 전통적이면서도 상징적인 공연이기도 합니다. 빈 필하모닉, 빈 심포니 외에도 뮌헨 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파리 오케스트라, 체코 필,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르며, 내년 9월에 한국에도 찾아오는 필리프 헤레베허 &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도 무지크페라인에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답니다.
🇬🇧 위그모어홀
런던에 위치한 위그모어홀은 1901년 문을 연 550석 규모의 독주회 및 실내악 전문 공연장으로, 1년에 500여 회 진행되는 모든 공연을 기획 공연으로만 구성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 곳이에요. 2025 시즌에는 상주 아티스트인 바이올리니스트 빌데 프랑을 비롯해 임윤찬, 아르헤리치, 비킹구르 올라프손, 안드라스 쉬프,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등의 독주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잡화점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던 라디오헤드의 조니 그린우드와 바이올린 다니엘 피오로의 콜라보 공연도 무척이나 흥미로워 보입니다.
구독자님은 내년에 어느 나라에 있는 어떤 공연장에 가보고 싶으신가요? 오늘 소개해 드린 공연장 외에도 전 세계의 많은 공연장에서 멋진 공연들이 매일 열릴 예정이니, 해외여행을 가시게 되면 그 지역의 공연장에 들러보시는 게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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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의 올해 크리스마스 계획은 무엇인가요? 둥점원은 롯데콘서트홀에서 대니 구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HOME>과 함께 성탄절을 맞이할 예정인데요. 공연기획자들에게 ‘크리스마스에 뭐해?’라고 묻는다면, 10명 중 9명은 ‘공연장에서 일해’라고 다소 로맨틱함이 떨어지는 대답을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에서 조촐하게 케이크를 나눠 먹거나 앵콜로 울려 퍼지는 캐럴을 들을 때면 여전히 들뜨게 됩니다. 이런 게 바로 연말의 묘미겠죠?❤ 그렇다면 수천 개의 명곡을 탄생시킨 클래식 작곡가들의 크리스마스는 어땠을까요? 그들이 남긴 편지와 일기를 통해 거장들의 크리스마스를 탐구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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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델스존 '대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파티'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멘델스존은 1843년, 베를린 대성당 합창단의 음악감독을 맡기 위해 베를린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 정착한 멘델스존은 크리스마스에 그의 아내와 다섯 자녀 외에도 형, 누나와 함께 파티를 즐김과 동시에 잊지 않고 홀로 이탈리아에 있을 여동생에게도 편지를 썼습니다. 이 편지에는 여동생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더불어 성당 음악감독 데뷔(?)를 앞둔 멘델스존의 긴장감이 실감 나게 쓰여 있답니다.
✍현실에서도 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크리스마스이브는 우리 집에서 보내기로 했어[...]내일 성당에서는 헨델의 ‘메시아’중 몇 곡, 그리고 내가 작곡한 소품 등이 연주될 예정이야. 솔직히 말하면, 지금으로서는 별로 기대하지 않지만…이건 비밀로 해줘!
🎶 말러 '홀로 보내는 크리스마스이브'
낭만파 작곡가이자 세기의 명지휘자인 말러는 라이프치히 오페라 극장의 부지휘자로 임명되며 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해가 많았습니다. 1886년, 고고학자인 그의 절친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보면 그 당시 말러의 나 홀로 크리스마스이브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생생하게 적혀 있죠. 왠지 편지지에 눈물자국이 뭍어 있을 거 같이 서글프네요😥
✍어젯밤, 나는 또다시 슬픈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냈어. 맞은편 창문 속 크리스마스트리와 촛불이 빛나는 것을 혼자 바라봤지[...]네 가족과 함께했던 다정한 모임이 이제는 나와 멀어져 버렸어.
🎶 바그너 '아내를 위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1870년 크리스마스 아침,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바그너가 ‘피아노의 왕’인 리스트의 딸이자 자신의 아내 코지마의 깜짝 생일 선물로 특별한 세레나데를 준비했습니다. 취리히 오케스트라의 정예 멤버 15명은 오전 7시 30분부터 바그너의 저택에서 연주를 시작했죠. 잠이 덜 깨 몽롱한 상태인 코지마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에 순식간에 매료되었고, 그런 그녀에게 바그너는 ‘교향곡 생일 인사’라는 제목의 악보를 건넸다고 해요. 서윗한 바그너의 생일 겸 크리스마스 선물에 코지마가 감동의 눈물을 흘린 건 당연하겠죠? 아! 세기의 로맨티스트가 준비한 깜짝선물의 정체는 바로 바로~오늘날까지 활발하게 연주 되고 있는 ‘지그프리트 목가’랍니다.
✍코지마 : 그가 다섯 아이와 함께 내게 와 ‘Symphonic Birthday Greeting’의 악보를 건넸어요[...]이 연주는 우리 모두를 깊이 감동시켰어요[...]이제서야 나는, 그가 왜 그렇게 비밀스럽게 작업했는지 이해했답니다.
* 오늘의 취향일지는 BBC뮤직매거진 ‘크리스마스와 작곡가들’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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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어드벤트 캘린더를 아시나요? 바로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작은 선물이 들어있는 달력을 말하는데요. 다가오는 성탄절을 기다리며 랜덤하게 들어있는 선물을 매일 하나씩 열어보는 재미가 있죠.
그렇다면 매일 다른 클래식과 함께하는 연말은 어떠신가요?
도이치 그라모폰(DG)은 12월부터 매일매일 색다른 주제로 큐레이팅한 클래식 어드벤트 캘린더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클래식 음악부터 카라얀 모음집까지. 오늘은 그중 구독자님께 소개해 드리고 싶은 크리스마스 플레이리스트 두 개를 소개해 드릴게요. 분위기 가득한 음악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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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렐리 - Concerto grosso, Op. 6, No. 8
𝙋𝙡𝙖𝙮𝙡𝙞𝙨𝙩 ♬ 크리스마스 콘체르토
크리스마스에는 바로크 음악이죠! 첫 번째 플레이리스트에는 바흐, 비발디, 텔레만 등 바로크 시대의 협주곡 96곡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그중 코렐리의 합주 협주곡 8번은 ‘크리스마스 협주곡’으로 불립니다. 악보에는 ‘성탄의 밤을 위해'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다고 해요. DG가 추천하는 감상 방법! 소파에 편안히 앉아 차 한 잔과 함께해 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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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델스존 - 어린이를 위한 6개의 소품, Op. 72
𝙋𝙡𝙖𝙮𝙡𝙞𝙨𝙩 ♬ 윈터 피아노
콘체르토의 웅장함도 좋지만, 피아노 음악도 연말과 잘 어울리죠. 올라프손, 랑랑의 음원과 더불어 아르헤리치의 피아노 연주 버전 <호두까기 인형>도 눈에 띄는데요. 그중 바렌보임이 연주한 ‘어린이를 위한 6개의 소품’은 ’크리스마스 소품‘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멘델스존의 사망 후 아내가 출판사에 보내온 편지에 의하면 멘델스존은 이 음악을 원래 크리스마스에 출판하려고 했다고 해요. 코끝이 시린 겨울, 피아노 연주로 몸을 녹여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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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보다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이 공연에 주목하셔도 좋아요🎄 바로 크리스마스 콘서트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인데요. 유키 구라모토가 디토 오케스트라와 만드는 마법 같은 이 공연은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화)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뮤지컬 배우 김환희와 함께, 크리스마스 당일인 12월 25일(수) 예술의전당에서는 첼리스트 홍진호와 함께 펼쳐질 예정입니다.
✔️ 대니의 환상적인 바이올린 선율, 그리고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라면 올 크리스마스는 분명 가장 달콤한 하루가 될 거예요🍰 12월 25일(수), 대니 구 크리스마스 콘서트 <Home>이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공연엔 스페셜 게스트로 색소포니스트 제이슨 리, 멜로망스 김민석이 함께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황홀한 이 느낌…🎷🎤
✔️ 전국 12개 도시 투어를 마친 후, 사라 장이 12월 29일(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 여정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사라 장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인 브람스, 그리고 프로코피예프의 곡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 연주는 투어를 진행하는 동안 점점 더 그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데요🎻 이제는 거장으로 자리 잡은 사라 장, 그녀의 5년 만의 리사이틀 무대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이곳에서 확인해 보세요.
✔️ 저번 호에서 소개드렸던 <Live from 크클클 : 리처드 용재 오닐>이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Studio에서 12월 29일(일) 진행됩니다. 이번 이벤트는 축하🥳라는 주제를 가지고 펼쳐지는데요. 참여 신청과 이벤트 신청 기간은 끝났지만, 추후 행사 현장을 담은 영상이 크클클TV 유튜브에 업로드되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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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옆 잡화점>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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