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현점원입니다.

올여름을 뜨겁게 달군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야외에서 진행된 만큼 이번 올림픽은 낭만적인 프랑스의 랜드마크를 구경하는 재미가 가득했는데요. 전 에펠탑 위에서 ‘사랑의 찬가’를 부른 셀린 디옹의 개막식 무대가 인상 깊었어요. 병마를 딛고 우아한 모습으로 복귀해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폐회식에선 공중에서 수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죠.

피아니스트 알랭 로슈가 테너 벤자민 베른하임과 함께 아폴로 찬가를 연주한 것인데요. 알랭 로슈가 놀라운 광경을 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겨울 독일 뮌헨에서 무려 182일간 크레인에 매달린 채 공연했다고 해요. 톰 크루즈가 선보인 스턴트 퍼포먼스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입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OST와 함께 스타디움 지붕에서 뛰어내린 그는 오륜기를 전달하며 차기 LA 올림픽을 예고했죠. 

기대 이상의 성과도 인상 깊었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던 선수들의 모습이 메달보다 더욱 빛났습니다✨ 그들의 열정과 노력에 힘찬 박수를 보내며, 105번째 잡화점 오픈합니다.

구독자님, 지난 101호 잡화점에서 신비한 매력을 지닌 카운터테너라는 장르를 소개해 드렸던 걸 기억하시나요?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카운터테너의 매력. 그중에서도 넘치는 끼와 반박불가 최고의 실력으로 세계 무대를 사로잡은 한국인 음악가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성악가라면 누구나 음반 발매를 꿈꾸는 워너클래식 산하의 명문 ‘에라토’ 레이블에서 소프라노 조수미 이후 최초로 선택받은 한국 아티스트, 카운터테너 이동규인데요. 오늘 오전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랜만에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앨범과 리사이틀, 그리고 그의 음악 인생에 대해 그가 들려준 솔직한 이야기들을 구독자님과도 나눠보고자 합니다.

구독자님은 공연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와 공연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조금 달라요. 공연, 무대를 좋아하게 된 건 아티스트와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는 그 경험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졌기 때문인데요. ‘음악을 공유한다는 건 이런 것이구나’라는 설렘을 느꼈고, 그 특별함은 제가 여전히 이 곳 잡화점에서 구독자님께 편지를 쓰고 있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클래식 무대 중 제 마음을 설레게 했던 무대가 있는데요. 그건 발트뷔네 공연 중 한 장면이었어요. 야외에서 모두가 편안하게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바로 야외음악회가 아닐까요? 그리고, 잡화점에서 파크콘서트를 함께 하며 이 무대는 제가 가장 기다리는 공연이 되었답니다. 기획자도 관객도 행복한 공연, 파크콘서트입니다.  

클래식 음악이 처음이라면?

클래식 공연 기획사에 다닌다고 하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어요. 무슨 음악부터 들어야 해, 어떤 공연을 보는 것이 좋을까? 그럴 때면 저는 신이 나서 다양한 썰을 펼치기 시작하죠. 피아노 공연부터 시작해 보면 어때, 아니 오케스트라 무대가 좋겠다. 근데 한국인들은 노래를 좋아하니까 성악 공연을 들어도 좋아 등등. 그럼에도 공연장의 엄숙한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은데요. 처음인 사람에게는 다소 길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아직 그 장벽이 높게 느껴지는 분이라면 파크콘서트를 추천합니다. 복장을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정숙하게 앉아있을 필요도 없고요. 이참에 클래식 공연장에 혼자 다녔던 외로웠던 혼공족들도, 편하게 친구, 가족들에게 이야기할수 있을 거에요. ‘나랑 같이 피크닉 안 갈래?’

클래식 음악 애호가라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서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니게 되면, 홀의 음향을 신경 쓴다거나 어떤 자리를 선택해야 잘 들릴지 고민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분들에게 야외음악회는 최적의 공연장은 아닐 수도 있어요. 저 역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갈 때면 자리를 심사숙고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정말 가슴이 벅찼던 공연은 야외음악회, 파크콘서트 무대였는데요. 붉은 노을, 함께 손을 잡고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 시원한 바람이 모든 풍광이 어우러지며 들은 연주는 음악이 줄 수 있는 가장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자연과 음악의 변주를 경험하고 싶은 클덕님, 파크콘서트로 오세요.

잡화점 본진 ‘크레디아’가 올리는 야외음악회, 크레디아 파크콘서트는 9월 6일(금)~8일(일) 유키 구라모토, 대니 구, 포르테나가 함께 하는 음악의 숲(9/6), 디즈니 인 콘서트(9/7),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선사하는 랩소디 인 블루(9/8), 3일간 3가지 매력을 담은 무대로 찾아가니, 가을이 오면, 파크콘서트로 오세요.

구독자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시인이자 음악가인 오르페우스, 그리고 숲의 요정 에우리디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아시나요? 이들의 이야기는 17세기부터 현재까지 정말 많은 예술가를 매혹시켰습니다. 덕분에 오늘날까지 음악, 미술, 소설 등을 막론하고 다채로운 장르에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오늘의 BGM으로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주제로 한 오페라와 뮤지컬을 소개해 볼게요 🔍

🎵 글루크 -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中 ‘에우리디케 없이 어찌 살까’

음악적 기교가 지나쳐 극의 흐름을 해치는 오페라를 지양하고 ‘오페라는 극의 내용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오페라의 개혁자’ 글루크의 대표 작품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는 작가 칼차비지의 대본을 오페라화한 것으로 오페라의 복잡함을 덜어내고 캐릭터의 감정에 집중한 담백한 전개와 음악이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주인공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를 잃은 슬픔을 표현한 이 곡은 오페라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아리아 중 하나인데요. 흥미로운 사실은 초기 버전의 오르페우스 역은 카스트라토가 부르도록 쓰였기 때문에 남자 주인공의 곡임에도 아리아의 악곡이 굉장히 높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카스트라토가 사라진 오늘날에는 카운터테너 혹은 여성 메조소프라노에 의해 불리고 있답니다 🎭  

🎵 뮤지컬 <하데스타운> 中 ‘Epic III’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고대 그리스의 배경 대신 대공황 시기의 미국을 연상시키는 새로운 배경 설정과 뮤지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뉴올리언스 재즈와 아메리칸 포크, 블루스 등의 음악 스타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뿐만 아니라 지하 세계의 왕 하데스와 하계의 신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도 함께 전개되는데요. 두 커플의 이야기를 결정적인 순간에 관통하는 넘버가 바로 ‘Epic III’입니다. 오르페우스가 젊은 시절의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사랑에 대해 노래함으로써 하데스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넘버인만큼 극한의 난이도를 요합니다. 왜 그리스 신화 최고의 음악가가 오르페우스인지 바로 납득이 가는 곡이죠! 

[초대 EVENT 🎫] 뮤지컬 <하데스타운>

✔️ 놓칠 수 없는 투어 👀 <정경화 & 임동혁 듀오 리사이틀> 첫 투어가 8/16(금),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펼쳐집니다. 8/17(토), 강릉아트센터에선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이 열리고요. <첼리스트 홍진호 ‘진호의 책방’> 투어 무대도 지난 익산 공연을 시작으로 의성(8/20), 양산(8/31)에서 계속됩니다! 

✔️ 젊은 거장들의 무대 🎻 <문태국 첼로 리사이틀 ‘바흐’> 티켓 오픈했습니다. 첼로를 위해 작곡된 가장 위대한 작품,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연주하는데요. 더욱 깊어진 그의 선율에 귀 기울여 보세요. 문태국이 함께하는 <스타즈 온 스테이지>도 티켓 판매 중!

✔️ 숲을 닮은 첼로의 선율 🌳 바로 오늘 <홍진호 ‘첼로의 숲’> 티켓 오픈합니다. 홍진호의 에세이를 바탕으로 구성되는 음악부터 2024 서울재즈페스티벌을 통해 첫선을 보인 ‘홍진호 퀸텟’, 현재 가장 핫한 화가 ‘도도새’ 김선우 콜라보레이션까지!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무대가 11월에 펼쳐집니다. 

✔️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8/27(화) 세종솔로이스츠와 협연합니다. 🎻 세종솔로이스츠 단원으로 한국을 첫 방문하여 커리어를 쌓은 그이기에, 이번 무대가 더욱 뜻깊은데요. 용재 오닐이 그래미 상을 받은 작품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챔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