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솔점원입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겨울을 앞둔 지금, 잡화점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노래입니다. 가수 최양숙 원곡의 <가을편지>는 패티김, 양희은, 최백호, 박효신 등이 여러 차례 리메이크하면서 가을 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되었죠. 시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이곡, 어떻게 만들어졌나 찾아보니 진짜 시인이 가사를 썼던 거 있죠? 1971년, 시인 고은이 즉석에서 읊은 시에 김민기가 곡을 붙여 탄생했다고 해요. 고은과 최양숙의 인연은 1968년 어느 겨울 종로의 한 막걸리집에서 만나 시작되었고, 이날 술에 취한 고은이 읊은 시는 양희은의 노래 <세노야>가 되었다고 합니다. 노랫말만큼이나 낭만적인 예술가들의 만남이네요.
10월의 마지막 토요일(10/30),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는 에스메 콰르텟의 투어 공연이 올려졌습니다. 에스메 콰르텟의 ‘Esmé’가 옛 프랑스어로 ‘사랑받다’의 뜻이라는 걸 구독자님은 알고 계셨나요? 이름 따라간다고, 언제나 그랬듯 에스메 콰르텟은 관객들의 사랑이 담긴 박수를 한껏 받으며 무대를 마쳤습니다. 에스메가… ‘Esmé’ 한거죠! 에스메 콰르텟뿐만 아니라 어딜 가든 사랑받는 연주자와 공연을 하는 것은 점원들에게 큰 기쁨이자 끝나지 않을 소망인데요. 남은 2021년에도, 다가올 2022년에도 무대 위 연주자에게 사랑을 잔뜩 보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화점도 #Esmé_해주세요
‘사랑’하니까 말인데, 내년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의 테마가 ‘사랑’이라는 소식도 들으셨을 거예요. 2022 크클클 크루들은 <사랑, 편지, 믿음, 약속, 헌정, 우정, 어머니> 등을 주제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담은 사랑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 편지를 쓰는 저는 ‘편지(해금 천지윤)’ 공연이 가장 기대 되네요.
오늘의 서문에선 구구절절 말이 길었네요. 비바람이 부는 늦가을, 사랑을 담아 점원들도 39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구독자님, ‘그대가 되어’ 받아 주실 거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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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닥속닥
#오늘의소식
#응답하라그시절
#다시보고싶은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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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논스톱> 등 일일시트콤들이 매일 저녁 사람들의 웃음을 책임지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한국에서 시트콤 장르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는데요. 방송국에서 더 이상 일일시트콤을 제작하지 않는 이유는 가족들이 오손도손 모여 저녁을 먹으며 티비를 보는 시대가 지나버렸기 때문이라는 누군가의 말에 이해가 되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니, 우리의 추억이 담긴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바뀌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겠죠. 하지만 자꾸만 지나간 그 시절을 붙잡고 추억여행을 하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요? ‘과거는 그립고 현재는 복잡하고 미래는 두렵다’는 말처럼 좋았던 그 시절에 대한 추억, 그리웠던 것과의 재회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복잡하고 두려운 지금의 시간들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구독자님은 그립고 또 그리운 연주자가 있으신가요?! 간절히 바라면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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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의하루
#취향일지
#음악가들이사랑한책
#음악가들의고군분투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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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단풍이 드나 했더니 가을비가 내려 거리에 흩어진 낙엽들을 먼저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찰라에 사라져버린 가을이 아쉬워 오랜만에 책을 집어들어 보는데요. 가을이 ‘독서의 계절’ 이라는 것이 그저 출판사의 홍보문구는 아니었나보다 라고 고개를 끄덕이던 중, 코로나 시대 이후 출판사의 도서매출이 30% 가량 늘었다는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네요. 구독자님은, 코로나 시대 이후 독서를 더 가까이하게 되었나요?
독서광이기도 한 첼리스트 요요 마는 코로나 기간 동안 책을 읽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그 중 셰익스피어에 대한 책을 하나 소개해주었습니다. 콜롬비아대학교 영문학 교수인 제임스 샤피로는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시각으로 셰익스피어에 대한 책들을 썼습니다. 그 중 요요 마가 추천해준 책은 『윌리엄 셰익스피어 인생의 어느 한 해: 1599년』 인데요. 1599년은 셰익스피어가 대표작인 ‘햄릿’ ‘헨리 5세’ ‘뜻대로 하세요’ ‘줄리어스 시저’ 같은 대작을 쏟아낸 해인데요, 요요 마에 따르면 1599년 셰익스피어의 삶과 그를 둘러싼 여러 사건들, 당시의 런던 분위기를 알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는 아직 번역본이 없는 것 같네요. 대신 이 책의 후속작인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모험』은 한국에서 출간이 되었는데요. 이 책은 셰익스피어 작품의 원작자설 논쟁을 둘러싼 이야기라고 하니 더욱 흥미로울 것 같네요.
음악가들 중 독서광은 요요 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베토벤도 엄청난 독서광으로 셰익스피어를 읽으며 음악적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죠. 슈만은 직접 잡지를 편집하기도 했고, 베를리오즈는 비평을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음악과 문학은 결코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은데요. 세계적인 테너이자 인문학자인 이안 보스트리지는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의 24곡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담은 책인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발간하기도 했는데요. 곡과 가사에 담긴 함축적 의미를 비롯, 당시 슈베르트가 살았던 시대상을 다루며 '겨울나그네'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도와줍니다. 엄친아 이안 보스트리지에 대한 감탄은 덤으로.. 사실 저에겐 조금 어려워서 아직 1/3도 읽지 못했지만, 12월 15일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 ‘겨울나그네’ 공연 전에 완독하는 것이 목표랍니다.
깊이 있는 책 두 권을 위에 소개했지만 저는 역시 그다지 깊이있는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 사실 제가 재미있게 읽은 건 음악가들의 숨겨진 생활사를 다룬 『베토벤의 이중계약』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음악가들의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잡화점 점원으로서 눈길이 가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요. 객석을 꽉 채우기 위해 초대권을 뿌리기도 하고 (베를리오즈는 30%의 무료초대권을 뿌렸다고..), 요즘처럼 신문에 공연홍보 기사를 싣기도 했다는군요. 유럽에서 18세기에는 홍보 담당 전문매니지먼트가 정착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구요, 이 책의 제목처럼 베토벤이 교향곡 5번을 작곡 후, 곡을 의뢰했던 오펠스도르프 백작에게 헌정하지 않고, 다른 두 백작에게 헌정해야만 했던 이유도 소개합니다. 또한 당시 공연장에도 ' 관크'는 존재했던 모양입니다. 하이든이 런던에서 보낸 편지에는 기침은 물론이며, 시끄럽게 코를 골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청중들에 대해 불평하며 아무도 음악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고 하소연합니다.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 바흐, 베를리오즈 등 위대한 음악가들의 근엄한 초상화 뒤에 숨겨진 '현타'오는 먹고사는 이야기를 들여다보다 보면 왠지모를 친근감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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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순간
#BGM
#고궁에서음악을들으면
#마음이두궁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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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225호이자 국가의 중요한 의식을 치르던 창덕궁 인정전에서 촬영한 고궁음악회의 라비던스편 ‘궁HIP합’ 영상이 지난 토요일(11월 6일) 공개되었습니다. 촬영이 있던 날은 날씨마저 아름답던 가을의 어느 밤이었는데요. 도심 한복판이지만 궁 내에는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서 해가 지자마자 깜깜하게 어둠이 내려앉은 궁은 고즈넉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했습니다. 실제로 역사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들더라고요. (많은 모기떼의 습격도 당했고요.) 오직 라비던스와 촬영 스탭만 있었던 고요한 창덕궁과 환상적인 앙상블을 보여준 ‘몽금포 타령, 상주 아리랑, 이별가’는 가슴 벅찬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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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던스: 몽금포 타령
오늘 소개할 곡으로 딱 한 곡만 선곡하기가 부먹이냐 찍먹이냐 만큼 힘들지만. ‘님 만나 보겠네~’의 가사와 잘 어우러진 몽금포 타령 먼저 들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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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저는 피아니스트 임동혁,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테너 존노가 참여한 ‘ 아티스트가 사랑한 궁’ 시리즈를 좋아하는데요. 포크계의 살아 있는 전설 ‘이장희’님이 아사궁 시리즈에서 창덕궁에서 부른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도 함께 보시면서 궁의 매력에 푹 빠져 보세요. 늦가을과 찰떡궁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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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_맞다!
#크레디아피셜
#연말과크리스마스는
#클래식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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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1년을 클래식하게! 2021 크클클이 벌써 9강까지 달려왔습니다 😮 바로 내일(11/10) 롯데콘서트홀에서는 환상곡 퍼레이드가 열립니다 🎇 맑은 음색의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과 피아니스트 김준희의 환상적인 호흡에 음악전문기자 문학수의 해설이 더해진 이곳은... FANTASIA ~ 🎻🎹✨
◼ ‘새날의 여명’처럼 빛나는 찬란한 미성 🌠 테너 존노가 KBS 교향악단과 협연 무대에 오릅니다. 오페라 <마술피리> <사랑의 묘약> 은 물론 토스티와 슈트라우스의 가곡들을 존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만나는 시간! 11월 24일 (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만나요 💖 예매는 여기서
◼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따뜻한 크리스마스! 12월 26일(일), <2021 대니 구 크리스마스 콘서트 HOME AGAIN> 이 열립니다. 대니가 들려주는 포근하고 다정한 캐롤 들으러 다 모이세요~! 대니만의 훈훈한 감성으로 가득 채운 이 공연에선 히터도 필요없다는 소문이...🤭
◼ 어마어마한 연말이 온다! <조수미 & 이 무지치> 가 선사하는 가슴벅찬 음악 선물! 티켓 오픈은 11월 중이며, 자세한 일정은 곧 공지됩니다. STAY TUNED! @credia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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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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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솔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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