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묘점원입니다. 

지난 73호 편지에서 애플 뮤직 클래시컬(Apple Music Classical)이 론칭된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 있죠? 일 년 만에 드디어 한국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내일(1월 24일), 한국 출시됩니다.

애플 뮤직 클래시컬은 클래식 음악에 특화된 스트리밍 서비스로, 작년 출시되자마자 무료 앱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500만 개 이상의 음악 카탈로그뿐 아니라, 공간 음향 기술로 ‘콘서트홀의 가장 좋은 좌석에서 듣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해요. 

한편, 사라진 LP가 부활하고 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이는 레트로 열풍과 함께 음악을 ‘저장’이 아닌 ‘소장’하고 싶다는 감성 때문이라는군요. 그렇다면,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에서 찾아야 할 공연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저는 바로 ‘교감’이 아닐까 싶은데요. 

늘어나는 다양한 ‘경험’ 속에서 하나의 ‘교감’을 위해 움직이는 잡화점은 오늘도 구독자님과 교감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92호 편지를 부칩니다. 

지난해 세계적인 무대에 가장 많이 오른 연주자,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얼마 전, 클래식 사이트 바흐트랙이 ‘2023년 클래식 통계 📊’를 발표했는데요. 조성진이 ‘2023년 가장 바빴던 피아니스트’ 3위를 기록해 화제에 올랐습니다. 한국인 연주자로는 유일한데요. 최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 음악가로 발탁되기도 한 그는 올해에도 국내외를 바삐 누빌 예정입니다. 특히 5월에는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함께 도쿄 필하모닉 협연으로 한국을 찾는다는 사실! 

그렇다면 1위는 과연 누구일까요? 지난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아티스트와 음악을 구독자님께 소개합니다.

(✍️ 오늘의 소식은 바흐트랙의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일 년 동안 가장 ‘열일’한 음악가는?

지난해 가장 바빴던 피아니스트 1위는 러시아계 미국인 연주자 키릴 게르슈타인이 차지했습니다. 쉼 없는 일정을 소화하는 연주자로 유명하죠. 그는 매년 프로그램이 다른 다섯 개의 리사이틀을 소화하고, 5~6곡의 협주곡을 연주하며, 실내악 공연을 병행한다고 해요.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바이올리니스트에는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이름을 올렸으며, 르노 카푸숑과 조슈아 벨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첼리스트 중에서는 최근에 내한한 세쿠 카네 메이슨이 1위로 집계되었고요. 지휘자 부문 1위로 꼽힌 안드리스 넬손스 뒤로 클라우스 메켈레, 파보 예르비가 순위를 차지했으며, 가장 바쁜 오케스트라로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선정되었습니다.

🎼 가장 많이 연주된 음악은 바로 이 곡!

작년에 가장 많이 연주된 곡은 무엇일까요? 바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입니다. 2023년에 탄생 150주년을 맞이한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은 순위에 여러 번 등장하는데요. 그의 피아노 협주곡 3번과 2번은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가장 많이 공연된 오페라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로 10년 전과 유사하고요. 2022년 가장 많이 연주된 라벨의 ‘라 발스’는 20위권 밖에 머물렀습니다.

📁 2023년 클래식, 1분 요약.zip

바흐트랙은 2023년을 여성 작곡가와 살아있는 음악가의 활약이 빛난 한 해라고 발표했는데요. 작곡가 상위 200명 중 22명이 여성으로, 이 중에는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진은숙, 안나 클라인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존 음악가의 작품 연주 비중도 10년 전에 비해 8%p나 증가했다고 해요. 앞으로 클래식계에는 어떤 물결이 일까요? 다양한 목소리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최근 둥점원은 잡화점의 2024년 첫 공연인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의 담당자로서 다양한 성악곡을 접하고 있는데요. 공연의 레퍼토리가 워낙 다채롭다 보니 기존의 유명 오페라 곡부터 조금은 생소한 현대 작곡가의 음악, 나아가 한국 여성 작곡가의 아름다운 음악까지. 정말 다채로운 성악곡을 공부하고 경험하며 성악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소프라노 박혜상은 2020년, 최고의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아시아 소프라노 ‘최초’로 전속 계약을 맺은 아티스트이기도 한데요. 

‘최초’의 기록을 가진 아티스트와 함께하니, 못 말리는 연뮤덕 DNA를 자랑하는 둥점원은 자연스럽게 재밌게 봤던 ‘최초’의 성악가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들이 떠올랐습니다 😜

조선 ‘최초’의 성악가들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 & <사의 찬미> 

두 뮤지컬 모두 한국의 ‘최초’ 성악가들을 모델로 합니다. 

뮤지컬 <일 테노레>의 남자 주인공인 ‘윤이선’의 모티브가 된 인물은 국내 최초의 테너 이인선(1907~1960)으로, 그는 실제로 의학을 공부하던 의사였으며, 국내 최초로 전막 오페라 ‘La Traviata’를 올린 ‘한국 오페라의 개척자’라 불리는 인물이랍니다. 2023년 초연된 <일 테노레>는 주인공 ‘윤이선’의 삶을 중심으로 1930년대 경성, 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아픔과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또 다른 ‘최초’의 성악가를 다룬 뮤지컬 작품은 바로, 드라마로도 유명한 <사의 찬미>인데요. 작품의 제목인 ‘사의 찬미’는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1897~1926)이 발표한 음반명이자 타이틀곡의 제목을 그대로 따온 것으로, 흔히 이 곡을 한국 대중가요의 시초로 본다고 해요. <사의 찬미>는 한국 최초 신극 운동을 일으킨 극작가 김우진(1897~1926)과 윤심덕의 ‘현해탄 실종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로, 두 실존 인물에 ‘사내’라는 가상의 인물이 추가되어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 실종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탄탄한 스토리로 사랑 받고 있죠. 2022년에 10주년을 맞이하는 등 대학로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 잡았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너의 마력은 <더 데빌> 😈 연뮤덕 강력 추천 뮤지컬 🎉구독자 이벤트🎉

재밌는 극이라면 N차 관람이 당연한 연뮤덕인 제가 매 시즌마다 놓치지 않고 극장을 찾는 뮤지컬이 있는데요. 괴테의 ‘파우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파격 그 잡채의 뮤지컬, 바로 <더 데빌 : 파우스트>입니다. 1987년 뉴욕 월스트리트 블랙 먼데이를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선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록 뮤지컬인 이 작품은, X-White(빛)와 X-Black(어둠)이 대비되는 웅장한 넘버와 화려한 조명 연출, 파격적인 스토리로 2014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뮤지컬이랍니다.

[EVENT] 🎫 뮤지컬 <더 데빌 : 파우스트>

뮤지컬 <더 데빌 : 파우스트>에 구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공연 정보 :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3015352

응모 기간: 2024년 1월 23일(화) ~ 1월 29일(월)

당첨자 발표: 2024년 1월 30일 (화)

당첨 인원: 5명 (S석 / 1인 2매)

공연 초대 날짜: 2024년 2월 12일(월) 오후 2시 공연에 한함

구독자님은 즐겨듣는 피아노 소나타가 있으신가요? 저는 주로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소나타처럼 피아니스트들의 비르투오소적인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나는, 웅장한 스타일의 대곡을 즐겨 듣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을 준비하며 프로코피예프 소나타의 매력도 알아가고 있는 중이고요. 오늘은 제가 요즈음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소나타 중 연주자들과 관객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두 작품을 구독자님께도 소개해 드려 볼게요.

🎵 프로코피예프 - 피아노 소나타 7번

프로코피예프가 완성한 총 9곡의 피아노 소나타 중, 제2차 세계 대전 중 작곡한 6번부터 8번까지 3개의 소나타는 ‘전쟁 소나타’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전쟁과 함께 맞이한 대격변의 시기, 그 중심에 있던 프로코피예프는 우아한 선율보다는 음울하고, 거칠고, 불협화음적인 선율을 통해 전쟁의 폐허와 아픔 등 시대상을 고스란히 음악에 담아냈습니다. 

그중 7번 소나타는 전쟁 소나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많이 연주되는 곡으로 20세기 최고의 피아노 음악으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강렬하면서도 막강한 에너지와 화려하고 현란한 타악기적 효과, 그 속에 불안감, 긴장감, 분노, 강인함 등 전쟁에 대한 감정이 잘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소나타 2번

뛰어난 작곡가이자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었던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감성과 기교가 잘 드러난 곡입니다. 자신의 연주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그런지 기술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피아니스트의 뛰어난 능력을 요구하는 난곡이면서도, 작곡가 내면의 깊은 사색과 고뇌가 담겨 있습니다. 1913년 모스크바에서 완성된 이 곡은 초연 이후 큰 호평을 받았지만,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에 불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이유로 1931년, 보다 쉽고 간결하게 수정한 개정판을 내놓습니다. 이후 호로비츠가 이 두 가지 버전을 적절히 혼합한 또 다른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고요. 요즈음은 1931년에 개정된 버전이 주로 연주되고 있다고 합니다.

✔️ 새로운 공간에서 문을 여는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2024> 시리즈의 패키지 티켓이 2월 7일(수) 오픈됩니다. ‘POEM, 노래가 된 시’란 타이틀로 LG아트센터에서 4회 (4/28, 6/9, 7/21, 11/3) 찾아갈 예정인데요. 테너 존노와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박현수, 피아니스트 조영훈이 가곡의 모든 것을 선보인다고 하네요. 올해, 가곡의 아름다움에 빠져보시면 어떨까요? 🎶

✔️ 올해 구독자님의 원픽?! 정명훈 & 도쿄 필하모닉 공연의 티켓 오픈도 준비 중으로, 곧 열릴 예정입니다. 자세한 티켓 오픈 일정은 크레디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곧 공지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클래식 명가,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두 번째 앨범 발매(2/2)와 이를 기념한 리사이틀(2/13)을 앞둔 소프라노 박혜상의 카멜레온 같은 다양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속속 입고 중입니다! 최근 올라간 브이로그(V-log) 영상을 아직 못 보셨다면 여기로🔗 그녀는 왜 서울 노들섬에서 말을 타고 나타났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