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현점원입니다.
지난 21일, 저희 잡화점 점원들은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보았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든 15분 45초간의 비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는데요.
누리호가 우주로 새 항해를 떠났다면, 77년 발사된 보이저호는 긴 항해를 마치고 올해 셧다운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 보이저호에는 우주에 보내는 음악이 담겨 있는데요. 보이저호에는 전 세계 55개의 언어로 된 인사말과 지구의 문화를 담은 ‘골든 레코드’가 실려 있습니다. ‘지구의 소리(The Sounds of Earth)’라고 불리는 이 황금빛 음반에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2번 F장조 중 1악장’을 시작으로, 바흐의 ‘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 제3번 중 가보트와 론도’,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중 ‘희생의 춤’ 등 총 27곡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구독자님은 우주에 보내고 싶은 음악이 있으신가요?
비록 골든 레코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우주를 대표하는 음악들이 존재합니다. 스탠리 큐브릭의 SF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삽입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주 역시 그중 하나일 텐데요. 데이비드 보위의 ‘Space Oddity’ 또한 이 영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하죠. 태양계를 테마로 한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4곡 ‘목성’은 과거 뉴스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고요. 음표를 나선 모양으로 기보한 조지 크럼의 ‘마크로코스모스 중 나선 은하’도 있죠.
지난 2019년, NASA가 공식 SNS를 통해 BTS의 ‘소우주’, ‘134340’, ‘Moonchild’를 우주선 플레이리스트인 문 튠즈(Moon Tunes)에 추가하겠다고 언급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재생 목록은 2024년 발사될 달 탐사 우주선에서 울려 퍼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외계 문명과의 조우를 꿈꾸며 보이저호에 골든 레코드를 담았듯이, 이처럼 음악은 무한한 세계로 향하는 여정에 함께하기도 합니다. 잡화점이 그 세계로 인도하는 작은 탐사선이 되기를 바라며, 54호의 문을 엽니다.
|
|
|
차이콥스키 콩쿠르 당시 반 클라이번 (사진출처: 뉴욕타임즈) |
|
|
지난 6월 19일 폐막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18세의 한국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죠. 더욱이 대회 최연소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더해져 더욱 열기가 뜨거운 것 같습니다. 임윤찬 이전에는 선우예권이 2017년 이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기도 했는데요. 2회 연속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우승으로 콩쿠르 자체는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정작 이 대회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분은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는 반 클라이번이 그의 이름을 딴 콩쿠르가 만들어질 정도의 명성에 비해서는 공연이나 음반 등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할텐데요. 오늘은 이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1934년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태어난 반 클라이번은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17세에는 뉴욕의 줄리어드 음악원에 입학해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로지나 레빈에게서 가르침을 받습니다. 그 후 23세가 되던 1958년,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바로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의 첫 번째 대회가 열린 것인데요. 당시 이 대회의 심사위원 라인업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에밀 길렐스,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다비트 오이스트라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 어마어마한 전설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죠.
미소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이 시기, 구소련 한복판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미국에서 온 내성적인 성격의 반 클라이번은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됩니다. 큰 키에, 케네디 대통령을 닮은 외모도 주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도 웅장하면서도 동시에 섬세한 연주 실력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결선에서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 반 클라이번은 이 대회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심사위원인 리히터는 반 클라이번에게는 1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나머지 참가자에게는 0점을 줬다고 하죠. 냉전시대에 러시아 대회에서 미국의 피아니스트가 우승을 차지하다니. (참고로 이 다음 대회에서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가 우승을 차지하며, 러시아는 나름의 설욕(?)을 하게 되었습니다.) 긴장감 가득했던 당시에 들려온 반 클라이번의 우승 소식에 그는 평화의 상징이 되기도 했죠. |
|
|
귀국 후 카퍼레이드를 하는 반 클라이번 (사진출처: 뉴욕타임즈) |
|
|
대회가 끝난 후 미국으로 귀국한 그를 위해 카퍼레이드가 준비되었을 정도로 반 클라이번은 일약 세계적인 명성과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습니다. 1962년에는 그의 이름을 딴 콩쿠르가 시작되기도 했고요. 그는 미국의 피아노 영웅이 되었지만, 많은 관심은 소심했던 그에게 독이 되었습니다. 무대공포증에 우울증, 편집증을 겪기 시작한 것이죠. 1974년 아버지의 죽음을 겪고 곧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던 클라이번은 1978년 투병 중인 어머니의 병간호를 이유로 무대를 떠났습니다. 이후 1987년에 백악관에 초청되는 등 무대로 복귀했으나 혹독하고 고된 스케줄에 또다시 피로감을 느낀 그는 그 후로 드물게 음반을 내거나 연주 활동을 할 뿐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2012년 8월 골육종 진단을 받은 반 클라이번은 같은 해 9월에 열린 반 클라이번 재단의 창립 50주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2013년 2월 27일 향년 78세로 타계했습니다.
천재적인 재능으로 최고의 명성을 얻었으나 인생은 행복하지 않았던 사나이, 반 클라이번. 반 클라이번은 RCA에서 약 28개의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그중 차이콥스키 협주곡 1번을 녹음한 앨범은 그의 전설적인 연주 중 하나로 당시에 100만 장이 판매된 초히트 앨범입니다.
이번 콩쿠르를 계기로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의 음악 세계를 한 번 들여다보시는 건 어떨까요? |
|
|
구독자님은 상대방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어떤 주제를 나누세요? 둥점원은 상대방의 취향과 관련된 수다를 좋아해요. 공연, 음악, 영화, 음식, 책, 여행 등등 즐거운 수다를 이어가기 위해 우리는 정말 많은 취향을 공유하죠. 잡화점 점원들은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티스트와 대화를 나누는데요. 국내, 해외를 불문하고 매번 아티스트들과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대화 주제가 하나 있어요. 그건 바로 ‘음식’🍕인데요. 그중에서도 ‘맛집 공유하기’랍니다~ 특히 해외 연주자가 내한했을 때 한국의 맛집을 추천해 주는 일이 많아요. 이럴 때 잡화점 점원들의 맛집 리스트가 큰 도움이 되는데요. 그중 단연 1위는 ‘코리안 바베큐’!! 일례로 한국을 방문한 모 마에스트로의 매니저는 마에스트로의 입맛이 까다롭다며 맛집 리스트를 요청했는데요. 수십 개의 리스트를 정리했지만, 결국 마에스트로는 강남의 모 고깃집으로 향했답니다 😊
하지만,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만국 공통! 내가 아는 숨은 맛집을 공유하는 건 참 즐거운 일이죠. 그래서 오늘은 잡화점에 배달된 따끈따끈한 크레디아 연주자들의 추천 맛집을 공개하려고 합니다 ♡
구독자님, 오늘 저녁은 여기 어때요? |
|
|
🎹 피아니스트 임동혁 pick!
오장동 함흥냉면 파미에스테이션점_📍서울 서초구 사평대로 205 1층
여름 맞춤 맛집을 하나 추천할게요. 여름 하면 냉면이죠! 저는 특히 회냉면을 좋아해요. 그래서 냉면맛집을 도장깨기 하듯 많이 다녀봤는데 이곳이 제 입맛에 딱 맞더라구요. 소소한 맛팁을 알려드리면 회냉면에 회무침을 추가 후 만두를 시켜서 함께 드셔보세요!
개그맨 정용국의 용곱창 강남본점_📍서울 강남구 언주로108길 8
전 어려서부터 곱창을 정말 좋아했어요. 한국에 오면 항상 곱창집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곱창집이 너무너무 많아서 한곳만 뽑기 정말 어렵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갔었던 곱창집을 하나 소개할게요. 이곳뿐만 아니라 우정양곱창,별미곱창,별양집 등등 모두 제가 애정하는 맛집이에요. |
|
|
🎻 첼리스트 홍진호 pick!
자하손만두_📍서울 종로구 백석동길 12
전체적으로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아, 속이 편안하게 누구나 즐길 수 있어요. 그리고 음식뿐만 아니라 뷰(view) 맛집이라고 불릴 만큼 식사를 하면서 볼 수 있는 전경이 무척 아름다워요.
지유명차 서초점_📍서울 서초구 명달로8길 21 1층
저는 커피보다 보이차를 즐겨 마셔요. 그러다 보니 카페보다는 엄선된 보이차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음해 볼 수 있고 소음으로부터 해방된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을 자주 찾고는 합니다. 특히 서초점은 번화한 거리가 아닌 주택가 안에 있어요. 그래서 더욱 정화된 분위기에서 맛있는 보이차를 즐길 수 있답니다. |
|
|
🎻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pick!
대낚식당 역삼본점_📍서울 강남구 역삼로 137 1층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엄청 유행했고 저도 열심히 챙겨봤는데요. 왠지 모르게 이 식당 사장님 부부의 모습이 ‘이태원 클라쓰’ 주인공을 생각나게 했어요. 어린 나이임에도 밝은 모습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제게 엄청 긍정적인 자극으로 다가왔거든요. 물론 음식 맛도 기가 막힙니다! 메인 메뉴인 곱도리탕도 맛있지만 특히 갈비덮밥을 적극 추천해요~
잇테이블_📍서울 강남구 역삼로14길 8
낮에는 커피, 밤에는 와인을 파는 곳이에요. 은은한 불빛이 일렁이고 빔 프로젝터를 통해 종일 영화가 상영되는 분위기 맛집이랍니다. 커피 맛은 물론이고 직접 만드는 빵이 정말 맛있으니 꼭 드셔보세요. |
|
|
지난 22일 국내 개봉한 <탑건: 매버릭(2022)>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국내 개봉 첫 주 1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전세계에게 벌어들인 수익은 10억 달러가 넘었다고 합니다. 톰 크루즈의 역대급 영화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 전세계 32개국에서 지금껏 톰 크루즈가 찍은 영화들 중 가장 높은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고 하죠. 지난 주말 저도 보고 왔습니다. 제 평점은요, 5점 만점에 10점 드립니다.
이 영화의 감동은 바로 첫 장면의 음악(OST)으로 시작됩니다. <탑건(1986)>의 OST인 ‘Top-gun Anthem’과 ‘Danger zone’이 연이어 흘러나오며, 추억을 소환하는데요. ‘탑건’은 어릴 적에 TV 주말의 명화 같은 프로그램에서 종종 방영한 적이 있지만, 기억나는 것은 ‘음악’ 뿐이라 이번에 영화를 보기 전에 다시 한번 보고 갔습니다. 그만큼 음악이 좋은 영화로, <탑건>의 OST는 대성공을 거두었는데요. 조르조 모로더와 해롤드 팰터마이어 듀오의 손을 거쳐 대부분의 음악들이 프로듀싱되었고, 그중 주제가였던 ‘Take My Breathe Away’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했습니다. 물론 이번 <탑건: 매버릭>의 음악들도 훌륭한데요.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 비롯하여 싱어송라이터 레이디 가가 등이 참여했습니다. 오늘은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영화 ‘탑건’의 신구 음악들을 함께 들어볼까 해요.
36년 전과 후의 음악, 어떤 음악이 구독자님의 마음을 더 흔드는지요? |
|
|
Take My Breath Away (1986)
일렉트로닉 음악의 대부이자 디스코 음악의 선구자라 불리는 ‘조르조 모로더’가 작곡하고 밴드 베를린(Berlin)이 부른 이 곡은 <탑건(1986)>의 주제가이자 러브테마로 매버릭과 그의 연인인 찰리의 등장씬마다 나오는 곡입니다. 제작진이 음악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음악을 넣을 등장씬을 추가했다는 썰이 있지요. 조르조 모로더는 88 올림픽의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와 ‘Victory’를 작곡한 바로 그분인데요. 뿐만 아니라 모로더는 한창 유튜브에서 많은 밈을 생성했던 다프트 펑크의 '조르조 바이 모로더'(Giorgio By Moroder)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마이 네임 이즈 조반니 조르조 벗 에브리바디 콜스미 조르조~(My name is Giovanni Giorgio, but everybody calls me Giorgio)’…로 시작되는 이 음악 기억나시는지.. 네, 바로 그분입니다. 다프트 펑크가 일렉트로닉 음악의 대부인 조르조에게 헌정하기 위해 만든 곡이라고 하네요. |
Hold my hand (2022)
속편인 이번 <탑건: 매버릭(2022)>의 주제가는 레이디 가가가 부른 락 발라드 곡입니다. 레이디 가가는 한스 짐머와 함께 이 곡의 작곡에 참여하였는데요, 그녀는 이 곡에 대해 ‘힘든 시기를 보낸, 그리고 보내고 있는 세상에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말했습니다. 가가의 독보적인 음색과 가창력은 ‘To tell me you need me, Hold my hand, everything will be okay (너에게 내가 필요하다고 말해줘, 내 손을 잡고 다 괜찮을 거라고 말해줘)’란 가사를 더 호소력 있게 만들어주는데요. ‘Take My Breathe Away’에 이어 탑건의 또 하나의 레전드 곡으로 등극하지 않을까 싶네요. 참고로, 레이디 가가는 ‘Poker face’ 앨범으로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일렉트로닉 댄스’ 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데 일렉트로닉 음악의 거장 조르조 모르더부터 이어지는 탑건의 인연이 아닐까, 혼자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
|
|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 결정적 순간>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당첨 인원을 7명으로 늘렸습니다🎉 남겨주신 모든 편지는 점원들이 소중히 읽어보았습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의 편지함에 찾아올게요! ➕당첨자에게는 개별 안내 문자가 발송될 예정입니다.
◼ 푸르른 대관령에서 즐기는 현악사중주🎻 7/2(토), 7/6(수)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에스메 콰르텟이 출연합니다. 프랭크 브리지와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 곡을 연주할 예정인데요. 특히 개막 공연에선 에스메 콰르텟 X 모딜리아니 콰르텟의 특급 콜라보를 만날 수 있다는 소식! 실내악 최강자들의 현악 팔중주 #완전_기대되잖아 🤭
◼ 도심 속 여름 대축제🏖 <썸머 브리즈(Summer Breeze)>의 티켓 예매가 시작되었습니다! 권태은 음악감독(8/5)과 첼리스트 홍진호(8/6)가 무대를 장식하는데요. 롯데콘서트홀에서 화려한 게스트들과 함께 즐기는 뮤직 바캉스😎 8월 7일(일) 공연 소식은 곧 공개됩니다. Coming Soon -
|
|
|
<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
|
|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 |
|
|
|